1.인공지능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
인공지능(AI)은 원래 '사람의 지능이 필요한 일을 기계가 하게 만드는 연구 분야' 전체를 부르는 이름입니다. 글자를 읽고, 말을 알아듣고, 사진 속 물체를 구별하고, 번역하고, 다음 수를 두는 일이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라는 말 자체는 특정한 기술 하나를 가리키지 않습니다. 오래전의 체스 프로그램도, 오늘날 문장을 쓰는 대화형 AI도 모두 인공지능이라고 부릅니다. 차이는 '어떻게' 그 일을 해내느냐에 있고, 그 방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사람이 규칙을 직접 적어 주는 방식과, 기계가 예시에서 규칙을 찾아내게 하는 방식입니다.
2.첫 번째 방식: 사람이 규칙을 적는다
스팸 메일을 걸러 내는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해 봅시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규칙을 적는 것입니다. 제목에 '무료', '당첨', '지금 클릭'이 있으면 스팸, 보낸 사람이 주소록에 있으면 정상, 하는 식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규칙을 보면 바로 알 수 있고, 규칙이 맞는 한 결과가 항상 같습니다. 세금 계산이나 날짜 계산처럼 정답의 규칙이 명확한 일에는 지금도 이 방식이 가장 좋습니다.
약점도 분명합니다. 스팸을 보내는 사람은 '무료'를 '무.료'나 '무 료'로 바꿔 씁니다. 그때마다 사람이 규칙을 하나씩 더해야 하고, 규칙이 수백 개로 늘면 서로 부딪치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 예를 들어 '사진 속 동물이 고양이인지 알아보기'는 규칙으로 적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고양이를 쉽게 알아보지만, 그 기준을 빠짐없이 글로 쓰지는 못합니다.
- (가)는 제목에 '무료'가 있으므로 스팸으로 분류됩니다. 실제로도 스팸일 가능성이 높으니 맞힌 셈입니다.
- (나)도 제목에 '무료'가 있으므로 스팸으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동료가 보낸 정상 메일입니다.
- 규칙은 문맥을 보지 않고 글자만 봅니다. 규칙을 더 늘려도 이런 예외는 계속 생깁니다.
3.두 번째 방식: 기계가 예시에서 배운다
다른 방법은 규칙 대신 예시를 주는 것입니다. 사람이 '스팸'과 '정상'이라고 표시해 둔 메일을 수만 통 모아 기계에게 보여 주면, 기계는 어떤 단어와 특징이 함께 나타날 때 스팸일 가능성이 높은지를 스스로 계산해 냅니다. 이렇게 데이터에서 규칙성을 찾는 방식을 머신러닝(기계학습)이라고 합니다.
학습 기반 방식은 사람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단서까지 함께 씁니다. 보낸 시각, 링크의 개수, 단어들의 조합 같은 것들입니다. 새로운 수법의 스팸이 나와도, 표시된 예시를 다시 모아 학습시키면 규칙을 일일이 고치지 않고도 따라갈 수 있습니다.
대신 대가가 있습니다. 기계가 찾아낸 규칙성은 아주 많은 숫자의 조합으로 저장되어 있어서, 사람이 읽고 '왜 이렇게 판단했는지'를 바로 알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기계는 보여 준 예시만큼만 배웁니다. 예시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결과도 한쪽으로 치우칩니다.
| 규칙 기반 | 학습 기반(머신러닝) | |
|---|---|---|
| 규칙을 만드는 주체 | 사람 | 기계가 데이터에서 찾음 |
| 필요한 것 | 명확한 규칙 | 많고 질 좋은 예시 데이터 |
| 판단 이유 설명 | 쉽다 | 어렵다 |
|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 | 거의 못 한다 | 잘하는 편이다 |
| 잘 맞는 일 | 세금·날짜 계산, 정해진 절차 | 사진 분류, 음성 인식, 번역, 문장 생성 |
4.인공지능 · 머신러닝 · 딥러닝의 관계
세 단어는 자주 섞여 쓰이지만 포함 관계로 이해하면 깔끔합니다. 가장 큰 원이 인공지능, 그 안에 데이터로 배우는 방식인 머신러닝, 그 안에 여러 층의 인공 신경망을 쓰는 머신러닝인 딥러닝이 있습니다.
오늘날 사진을 알아보고, 말을 글로 옮기고, 문장을 써 주는 AI는 대부분 딥러닝으로 만듭니다. 대화형 AI의 바탕이 되는 대규모 언어모델도 딥러닝의 한 종류입니다. 신경망은 3강에서, 언어모델은 4강에서 자세히 봅니다.
5.학습 기반 AI가 틀리는 이유
학습 기반 AI는 '많이 본 것과 비슷한 것'에 강하고 '본 적 없는 것'에 약합니다. 낮에 찍은 고양이 사진만으로 배운 모델은 밤에 찍은 사진에서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장이 아니라 배우는 방식 자체의 성질입니다.
또 하나는 확률적이라는 점입니다. AI의 답은 '가장 그럴듯한 것'이지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그럴듯한 것이 곧 맞는 것이지만, 둘이 어긋나는 순간 AI는 아주 자신 있는 말투로 틀린 답을 내놓습니다. 7강에서 다룰 환각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AI를 쓰는 사람에게 필요한 태도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답의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일부터 맡깁니다. 둘째, 틀렸을 때 피해가 큰 일일수록 사람이 마지막에 확인합니다.
- AI에 잘 맞는 일: 초안 쓰기, 요약, 아이디어 넓히기, 형식 바꾸기, 설명을 쉽게 풀기
- 사람의 확인이 꼭 필요한 일: 숫자·날짜·법률·의료처럼 틀리면 피해가 큰 사실
- AI보다 규칙이 나은 일: 계산 규칙이 정해진 일(세금, 이자, 날짜 차이) — 계산기와 표가 더 정확합니다
6.AI에 대한 흔한 오해 세 가지
AI라는 말은 영화와 광고에서 자주 쓰이다 보니 실제보다 크게 또는 작게 보이기 쉽습니다. 이 강에서 본 '규칙'과 '학습'의 관점으로 흔한 오해 세 가지를 바로잡아 봅시다.
세 가지 모두 결론은 같습니다. AI는 데이터에서 배운 규칙성으로 그럴듯한 답을 만드는 도구이고, 그 답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는 사람이 판단합니다. 이 관점을 잡아 두면 앞으로 새로운 AI 서비스를 만나도 '무엇을 보고 배웠을까, 어디서 틀릴 수 있을까'를 먼저 물어볼 수 있습니다.
- 틀림: AI는 사람처럼 뜻을 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한다.바름: AI는 데이터에서 찾은 규칙성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계산한다. 사람과 비슷해 보이는 답이 나와도 같은 방식으로 이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답이 자연스럽다는 것과 내용이 맞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말투가 자연스러워도 사실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 틀림: AI는 쓰면 쓸수록 나와의 대화에서 스스로 계속 배운다.바름: 많은 AI는 학습을 마친 뒤 그 상태로 쓰인다. 새로 배우게 하려면 만든 쪽이 데이터를 모아 다시 학습시켜야 한다.방금 고쳐 준 내용을 다음 날 AI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흔합니다. 기억처럼 보이는 기능이 있어도 서비스가 따로 붙인 기능일 수 있습니다.
- 틀림: 컴퓨터가 계산한 답이니 사람보다 정확하고 공정하다.바름: AI의 답은 배운 데이터만큼만 정확하고 공정하다. 데이터가 틀리거나 치우쳐 있으면 답도 그렇게 된다.계산기는 정해진 규칙을 따르지만, 학습 기반 AI는 확률로 답합니다. '기계가 했으니 맞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 핵심 정리
- 인공지능은 특정 기술이 아니라 '지능이 필요한 일을 기계가 하게 하는' 분야 전체의 이름이다
- 규칙 기반은 사람이 규칙을 적고, 머신러닝은 기계가 예시 데이터에서 규칙성을 찾는다
- 인공지능 ⊃ 머신러닝 ⊃ 딥러닝 — 오늘날 대화형 AI는 딥러닝으로 만든 언어모델이다
- 학습 기반 AI의 답은 '가장 그럴듯한 것'이지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 규칙이 분명한 계산은 계산기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판단과 초안은 AI에 맡긴다
🤖 AI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복사해서 [ ] 부분을 내 상황으로 바꿔 쓰세요. 답을 그대로 믿지 말고 본문과 비교해 확인하세요.
어떤 일을 AI에게 맡겨도 될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
나는 [하려는 일]을 하려고 해. 이 일 중에서 AI에게 맡기기 좋은 부분과,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을 나눠서 표로 정리해 줘. 각 부분마다 이유도 한 줄씩 적어 줘.
개념을 내 수준에 맞게 다시 듣고 싶을 때
규칙 기반 프로그램과 머신러닝의 차이를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줘. 일상 예시 두 개를 들고, 마지막에 내가 이해했는지 확인할 질문 세 개를 내 줘. 답은 내가 대답한 뒤에 알려 줘.
- 고등학교 「인공지능 기초」 교과 내용(교육부 고시 교육과정)
- 인공지능 개론 교재의 일반적 설명(머신러닝·딥러닝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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